Skip to main content

음식의 천국 싱가포르

Skip to main content

2024년 로타리 세계대회가 열리는 싱가포르는 다양한 문화가 만나 탄생한 풍부한 식문화로 유명하다

글쓴이 사진

7월, 어두운 토요일 새벽 5시 반에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했다. 뉴욕에서 출발한 긴 비행 끝에 키 큰 청년이 내 이름이 적힌 태블릿 PC를 들고 있는 모습은 위로가 되었다.

고(Goh)라는 이름의 그는 호텔에서 나를 마중나온 사람이었다. 나는 그의 차에 올라타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진정한 싱가포르를 경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싱가포르에서 전 세계 로타리 회원들을 만나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세요.

그는 답했다. "먹어야죠. 먹는 건 우리의 국가적 취미거든요. 싱가포르에는 550만 명의 인구가 있고 550만 명의 진지한 미식가들이 있다는 농담도 있어요.” 

나는 그의 말에 흥미를 느꼈다. 그는 호텔 근처의 먹거리 시장인 호커 센터를 방문해 음식 여행을 시작할 것을 권했다. "길거리 음식은 우리 문화의 핵심입니다"라고 덧붙인 그는 내가 먹어봐야 할 유명한 싱가포르 요리의 이름을 읊어주었다. "싱가포르 음식이 맛있는 이유는 아시아의 여러 지역과 국가에서 그 맛을 끌어왔기 때문입니다." 

  1. 차이나타운 호커 센터의 상인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2. 차이나타운의 가게에 두리안이 쌓여 있다.

  3. 리틀 인디아의 '머그샷 비스트로'에서 파는 케랄라식 향신료를 사용한 민 폴리차투(바나나 잎에 감싸 요리한 생선).

    Image credit: Wen Huang

  4. 센토샤섬의 빌리지 호텔에 있는 네이티브 키친에서는 하이난 라이스나 바쿠테 같은 싱가포르 전통 음식을 조금씩 맛볼 수 있다. 

    Image credit: Wen Huang

2시간 후, 2024년 5월 25일 싱가포르에서 시작될 세계대회의 호스트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인 조앤 캄이 나를 맞이했다. 그녀의 말도 같았다. "싱가포르는 로타리의 미식가들에게 완벽한 여행지예요."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길거리 음식에서부터 에스닉 레스토랑,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싱가포르의 풍부한 식문화는 이곳의 다문화 정체성을 반영한다. 이는 영국이 아시아 무역로의 교차점이라는 싱가포르의 전략적 위치를 인식하고 19세기에 무역항을 건설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무역항은 중국, 말레이 군도, 인도, 유럽의 무역상과 노동자들을 끌어들였고, 이들은 자신들의 음식을 가져왔다. 이러한 다양성은 수십 년 동안 싱가포르의 미각을 형성했으며, 다양한 문화적 영향을 융합하고 전통 요리를 진화시켜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싱가포르는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는 독특한 교차점이 되었다. 

캄과 싱가포르 관광청의 메건 펑, 그리고 몇몇 로타리 회원들은 내게 매력적인 식사 경험을 약속하며 각자 좋아하는 요리 한 가지씩을 소개해주었다. 이 방문이 끝날 무렵에는 싱가포르 요리가 다양한 지역과 문화의 조화로운 충돌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한 입 먹을 때마다 이 섬나라의 유구한 역사와 유산에 대한 매혹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었다.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

딤섬 파티

싱가포르 차이나타운 한복판에 위치한 레스토랑 '얌차(Yum Cha)'에서 호스트 조직위원회 위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중에는 RI 이사인 김 복 츄도 있었다. 이날의 호스트는 창이 로타리클럽의 전회장이자 레스토랑 소유주인 잭 탄이었다. 

메건 펑은 "당신을 환영하는 식사라고 하면서 김 복 츄 이사의 깜짝 생일파티를 할 예정이에요"라고 속삭였다. 

"일석이조네요." 나는 농담을 했다. "싱가포르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예로군요."

'얌차'에서 열린 깜짝 생일 파티에서 김복츄 국제로타리 이사가 장수를 기원하는 복숭아 찐빵을 나눠주고 있다. 

Image credit:Wen Huang

'얌차'는 '차를 마신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만두, 찐빵, 달걀 커스터드, 연잎밥 등으로 이루어진 작은 요리들과 차를 곁들이는 것이다. 이런 음식은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유래된 딤섬으로, 찻집에서는 차와 함께 두세 가지의 작은 요리를 간단히 아침 식사로 제공하곤 했다. 이런 전통은 홍콩을 비롯한 전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탄의 레스토랑은 고소한 돼지고기와 새우 만두(시우마이 또는 슈마이), 바비큐 돼지고기로 속을 채운 빵(차슈바오), 풍미 가득한 소스에 찐 닭발(펑자오)와 같은 클래식한 홍콩 스타일 요리를 제공한다. 소금에 절인 계란 새우와 같은 지역 특산요리도 있었지만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내게는 간장과 중국술에 절인 뼈 없는 닭튀김을 피로 싼 요리가 제공되었다. 

한 시간 여가 지나자 작은 로봇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비틀비틀 다가왔다. 츄 이사는 깜짝 놀라며 기뻐했다. 우리가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웨이터가 장수 복숭아 빵(쇼우타오바오) 접시를 들고 들어왔다. 복숭아 모양의 푹신한 찐빵 속에는 팥이나 연꽃 씨 페이스트 또는 커스터드가 가득하다. 이 찐빵은 3,000년마다 열매를 맺으며 열매를 먹는 사람은 불로불사한다는 천도복숭아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 상징성이 아니더라도 찐빵은 무척 맛있었다.

단순하지만 신성한

마리나시티 로타리클럽의 전 회장인 라이와 리는 자신이 만드는 하이난식 치킨 라이스가 그 어떤 레스토랑보다 맛있다고 주장한다. 같은 클럽 회원인 그녀와 남편 에드워드 퀙은 중국 혈통이며, 조상은 중국 남부의 하이난 섬 출신이다. 이곳에는 원창 닭의 서식지가 있다. 현지인들은 닭고기를 소금에 절인 끓는 물에 넣고 생강 소스와 함께 서빙한다. 

20세기가 시작될 무렵, 하이난의 많은 농부들은 부부의 증조부모처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로 이주했다. 그 초기 이민자들은 이 간단한 닭 요리를 가져와 현지 재료를 사용해 맛을 끌어올렸다. 검소한 가족들은 육수로 밥을 지어 영양분과 치킨의 맛을 늘리기도 했다.

치킨 하우스의 요리사가 하이난 치킨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하이난 치킨 라이스는 싱가포르의 국민 요리 중 하나이며, 나는 싱가포르를 방문할 때마다 맥스웰 푸드 센터의 톈 하이난 치킨 라이스 가판대나 체인 레스토랑인 분통 키에서 이 요리를 먹는다.

이번에는 조앤 캄이 나를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어퍼 톰슨 로드의 가판대로 데려갔다. 김 복 츄 이사와 자칭 하이난 치킨 전문가인 리, 그녀의 남편 퀙도 함께했다. 도착하자 비가 쏟아졌지만 테이크아웃 카운터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리는 이 요리가 단순해 보이지만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생강, 마늘, 파로 맛을 낸 육수에 닭을 통째로 끓인 후,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얼음물에 잠깐 담근다. 그리고 많은 경우 밥맛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닭고기 지방을 추가로 넣는다.  

한 미국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는 요리의 단순함에 감탄하며 하이난 치킨 라이스를 먹는 즐거움을 시적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촉촉하고 쫀득한 닭을 먹은 후,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의 반응은 그저 열광하는 것이었다. "와, 진짜 맛있네요!"

눈이 즐거운 뷔페

할랄 뷔페 레스토랑 페르마타는 캄퐁 젤람의 분주한 말레이인 동네에 있는 위풍당당한 파스텔빛 저택에 위치한다. 바로 옆에는 싱가포르 말레이 술탄의 궁전이었던 말레이 헤리티지 센터가 있다. 싱가포르 최초의 술탄의 6대 직계 후손으로서 그 궁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로타리안 텡쿠 인드라가 식사에 함께했다.

  1. 무슬림 및 말레이시아인 거주지인 캄퐁 글렘에 있는 페르마타에서 싱가포르 로타리 회원들이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2. 패르마타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가 기원인 '누산타라 요리'로 유명하다. 

    Image credit: Wen Huang

이 레스토랑은 누산타라 요리를 전문으로 하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및 기타 지역의 요리를 선보인다. '누산타라'는 '바깥 섬' 또는 '군도'를 의미하는 오래된 자바어 단어에서 파생되었다. 텡쿠 인드라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를 소개해주었다. 코코넛 라이스에 멸치와 핫 칠리 소스를 뿌리고 멸치 튀김, 땅콩 튀김, 얇게 썬 오이, 삶은 달걀을 얹은 나시 레막과 붉은색의 골수 수프인 수프 툴랑 메라가 나왔다. 라원 리조또는 견과류로 만든 부아 켈루악이 첨가된 눅진한 비프 스튜를 크리미한 리조또 위에 부은 것이며, 쿠이 파이 티는 얇고 바삭한 페이스트리 컵에 볶은 히카마(감자의 일종), 오믈렛, 신선한 오이 스트립을 채운 것이다.

나는 요리로 가득한 대리석 테이블 주위를 신나게 돌아다녔다. 보물로 가득한 동굴을 발견한 어린아이처럼 카레와 기타 향신료의 무성한 향을 들이마시고, 카레 치킨과 함께 제공되는 얇게 부친 전병인 로티 할라를 음미했다. 술탄에게 어울릴 법한 감각적인 경험이었다. 

야시장의 맛

동남아시아에서 야시장은 사회의 중심이다. 노점, 파라솔, 어닝이 꽃에 둘러싸여 불타는 주방 냄비와 튀김 사이사이로 솟아올라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음식을 파는 시장을 호커 센터(hawker center)라고 부른다. 수년 전만 해도 행상인들이 어깨에 매달린 바구니에 음식을 담아 나르곤 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인 뉴턴 푸드 센터(Newton Food Centre)는 2018년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 나온 후 유명세를 탔으며, 올해는 점포 4곳이 미슐랭 가이드의 2023년 싱가포르 빕 구르망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붉은 지붕이 인상적인 메인 출입구는 음식 가판대로 둘러싸인 탁 트인 광장으로 이어진다. 네온사인이 사테부터 볶음면에 이르는 다양한 요리를 묘사하고 있다. 나는 빈 테이블로 향했지만, 거기에는 티슈 팩이 놓여 있다. "이미 누가 차지한 거예요." 캄이 말한다. “요리를 주문하러 간 동안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휴지를 놓아둔 거죠. 이걸 '초핑(choping)'이라고 해요."

왼쪽: 뉴턴 푸드 센터는 2018년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덕분에 유명해졌다. Image credit: Wen Hunag. 오른쪽: 매콤한 삼발 소스로 요리한 가오리를 바나나 잎에 서빙함으로써 부드러운 생선의 맛에 한층 깊이를 더했다. 

>캄은 이 말이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 일부에서 사용하는 도장(chop)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고 말한다. 많은 싱가포르인들이 초핑을 무례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도장찍기 관행은 싱가포르의 호커 문화에 깊숙하게 뿌리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탁 트인 광장 한가운데 테이블에 도장을 찍은 후, 우리는 다양한 가판대로 흩어졌다. 호스트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인 콰이 와 웡은 빕 구르망 가판대 중 하나인 당근 케이크 전문점 헹(Heng)에서 로 박 한 접시를 가져왔다. 싱가포르의 당근 케이크는 사실 케이크가 아니라 무 오믈렛에 가깝다. 싱가포르 동부 로타리클럽 회원인 조한 토킹케오와 클라라 탄은 호키엔 새우 튀김 국수를, 캄은 헙 키(Hup Kee)의 톡 쏘는 칠리 소스와 함께 제공되는 굴전을 좋아한다. 

인기 가판대인 TKR 치킨 윙 & 사테(TKR Chicken Wing & Satay)에서 쇠고기 사테를 주문한다. 타마린드와 갈랑갈 같은 향신료로 양념을 한 쇠고기 꼬치를 숯불에 굽고 땅콩 및 칠리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다. 

싱가포르의 다문화 사회를 상징하는 요리 중 하나는 말레이어로 '혼합' 을 뜻하는 로작(rojak)이라는 샐러드다. 각 민족마다 로작을 조금씩 다르게 요리한다. 중국인들은 오이, 양상추, 파인애플, 히카마, 두부 튀김을 짭짤한 새우 페이스트, 구운 땅콩, 설탕, 쌀 식초 드레싱과 결합한다. 인도인들은 삶은 감자와 튀긴 렌즈콩, 새우 패티에 매콤한 딥소스를 얹는다. 어떤 버전이 나오든 싱가포르 특유의 맛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 선물

싱가포르를 떠나기 전날 밤, 나는 호텔을 통해 공항으로의 교통편을 예약했다. 다음 날 아침, 차가 도착하고 문을 연 나는 고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예약 명단에서 당신의 이름을 보고 자원했죠"라고 그는 말했다.

싱가포르의 페라나칸 문화에서 기원한 뇨냐 꾸에는 페르마타에서 선보이는 디저트 중 하나다. 

내가 차에 타자, 고는 돌아서서 한입 크기의 무지개빛 떡 여섯 개가 담긴 그릇을 건넸다. 초록색의 쫄깃한 떡에서는 풍부한 코코넛 맛이 났다. 고는 "오늘 아침에 시장에서 마켓에서 사왔어요"라고 말했다. "뇨냐 꾸에(Nyonya kuih)라는 페라나칸 음식이죠."

수 세기 전에 중국 상인들이 말레이 반도 및 군도에 정착했을 때 많은 수가 원주민 여성과 결혼했다. 그들의 자녀들은 '페라나칸', 즉 '현지 태생'이라는 단어로 불렸다.

무지개 빛깔의 뇨냐 꾸에는 내가 지난 며칠 동안 즐겼던 다양하고 풍부한 식문화를 상징하는 최고의 음식이었다. "이 디저트와 함께 당신의 싱가포르 미식 기행이 완성되는 거죠." 고는 말했다.

나는 한 입 더 베어먹었다. 천상의 맛이었다. 

 

<Rotary> 영문 잡지 2023년 11월호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더 읽어보기

싱가포르에서 만나요!

로타리 세계대회, 희망의 메시지로 마무리